범죄 종식, 자경주의 종말
"이제 시민 여러분들에게 하운즈펠의 밤을 돌려드리겠습니다!"
클림스키 시장의 두 번째 임기를 장식한 야심찬 공약이었다. 범죄의 종식은 “마치 주님이 도운 것처럼”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매일 밤 사이렌이나 울리며 허탕 치던 경찰들이 갑자기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신출귀몰하며 조직범죄자와 빌런들을 제압했다. 타블로이드들도 동어 반복을 피하려 머리를 싸맬 정도로 연일 범죄 소식을 터뜨리던 유명 범죄자들이 의문스럽게 사망하거나 자살하기 시작했다. 개중에 자수한 놈들만 '목숨을 건졌다.'
갑자기 경찰들이 신의 사도처럼 유능해지고 범죄자들은 알아서 사라지기 시작하니 자경주의자들에게는 명예로운 은퇴만 남은 듯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요란하고 더러운 종말이었다. 그간 자경주의자들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저질러 온 범법 행위가 폭로되기 시작했고,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던 자경주의자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나이터스들에게 가장 많은 죽음이 뒤따랐다. 모두 수배자 신세가 되어 생사도 모르고 뿔뿔이 흩어지거나,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중에서도 자경주의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비극은 나이터스 리더 X의 의문스러운 죽음 소식이었다.
그렇게 클림스키 시장이 비추는 빛 아래에 어두운 밤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시장이 비호하는 축복받은 북쪽 땅에서는.